감정의 공감과 전염이 잘되는 것이 타고난 기질일까?! ADHD 특성일까?!
감정의 공감과 전염이 잘되는 것이 타고난 기질일까?! ADHD 특성일까?!
예전에 결혼 전에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나올때 재밌게 본적이 있었다.
아이가 없던 시절에는그냥 예능처럼 보기도 했고,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우리아이가 문제행동을 한다면
부모로써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공부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보기도 했다.
2015년에 우아달은 종영했고,
그 이후 2020년 부터 요즘육아 금쪽같은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이 최근에도 방영되고 있고,
확장판으로 금쪽상담소도 방영되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그 프로그램을 집에서 보지않는다.
아니 볼 수가 없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고 스스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금쪽이들의 감정에 전염되어 본인의 마음 속 상처를 꺼내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우리가족은 그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보지않고 재빨리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다.
분명 우리집의 상황과 티비에 나오는 금쪽이네와 다른 상황이고
그 아이와 우리아이는
다른 성격의 아이임에도
조금의 접점이라도 나오면,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꺼내어
분노를 하고 울고불고 하며 화를 낸다.
그럴 때면 엄마인 나는
또 시작되었구나 싶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괜히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아서
아이의 잠재된 상처를 건들인건가 싶기도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전염이 되어서
울부짖는 아이를 어찌해야하나 싶기도 해서
고민도 많이했다.
과연 부정적인 감정은 묻어두는 것이 맞을까?
부정적인 감정을 이렇게라도 해소 시키는 것이 맞을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못하도록 그 티비프로그램을 못보게 하는 것이 맞을까?!
처음에는 아이를 달랬었다.
그 프로그램의 금쪽이의 분노를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으로 엄마에게 서운하다면 아이를
달래기도 했다.
우리아이는
섬세하고 예민한 기질로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에 공감하고 전염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ADHD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이 때론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의 힘이 되지만,
자신의 감정을 타인의 부정적인 감정에 맞추게되어
스스로 나락에 빠질 수 있어 힘들어 질 수 있다.
특히 우리아이는 나쁜감정의 가지를 확장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 ♧♧아. 니친구 ♤♤이 ♡♡학원을 다닌다는 데 너도 같이 다녀볼래? 그애가 그 하원다니면서 성적이 좋아졌다는데 너도 그아이와 학원 같이 다니면 좋을 것 같아! "
라고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이렇게 생각의 나래를 편다.
--- 엄마가 다른 아이 이야기를 했다 ---
나와 그 아이를 비교했다 ----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않는다 ----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이다 ---- 엄마는 나만 미워한다 ---- 나는 공부도 못하고 미움받는 아이이다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서 세상불행한 얼굴이 되어 눈물을 흘린다.
나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의도가 잘못 전달이 되었다면
아이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나의 진짜 의도를 말한다.
그냥 니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한거라고!
그럼에도 나의 진심은 닫기 어렵다.
아이가 감정을 다쳤기 때문이다.
감정이 다친 아이는 어떤 설명도 이해하려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감정이 좀 나아질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어렵다.
인내심을 요하는 부분이기에
부모라는 것이 참 힘들구나를 새삼 깨닫게된다.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힘들게 키우셨을까?!하고 반성도 하게된다.
그리고 감정이 조금 가라앉은 후에 다시 이야기를 한다.
과연 이런 과공감의 기질의 우리 아이는 금쪽이 일까?!
우리는 우리 아이를 금쪽이로 안 만들기로 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고
금쪽이같이 울고 분노를 한다면
우리아이에게 그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그것을 직면하기보다는 일단 감정이 정리된 후에 이야기를 나누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매일은 아니지만
금쪽이 같을 때도 있고,
너무나 사랑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건 약을 먹기전보다는 약을먹는 지금은 사람들과의 의견충돌이 거의 없어졌다.
충동조절도 많이 좋아졌고, 화나 분노는 친구들 앞에서는 거의 표출하지 않는다.
(물론 가끔 아슬아슬할 때도 있다.)
ADHD를 진단받기 전에는 도대체 왜 저럴까 싶었던 것들이 지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말도 안되는 것들로 고집을 부리거나 분노를 할 때는 참아주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우리가 이 아이를 너무나
잘 키우고 싶구나...
그래서 그것이 잘 안된다고
생각 될 때는
내가 너무 힘들구나....
그래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엇나가고
잘못 될 것 같으면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힘들구나...
어쩌면 부모로써 만들어 놓은
완벽한 내 아이의 표상이
우리아이를 금쪽이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도 어릴적에는 다그렇게 사고치고 싸우고 말도 진짜 안듣고,
속썩이면서 다녔으면서 말이다.
금쪽이란 단어가
문제아라는 말이 되어버렸다.
분명 티비에 나오는 아이들은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에
금쪽이라는 단어는
다수의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신중하게 써야하며
부정적 프레임안에 두고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우리 부모님들에게는
금쪽같은 내새끼니까 말이다.
#육아일기
#과공감
#금쪽이
#adhd육아
#어려운육아
건강이와 땡구를 잃으면서
생각했다.
지금 우리 곁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가 있음을 감사하고 만족하자고
그래도 사람인지라 자꾸 잊는다.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맙다. 우리딸